결정을 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격이라 집 근처 복싱클럽에서 상담을 받고 다음날부터 바로 배우기로 했습니다. 의욕적으로 3개월 등록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코치님이 1개월 먼저 해보라는 조언을 했습니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해서 돈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겠죠?
1. 초보자 1일 차 수업 내용
복싱클럽을 처음 나갈 때 준비할 것은 간단한 체육복과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운동화입니다. 복싱클럽과 헤드기어 같은 전용장비는 전혀 필요 없습니다. 저도 집에서 입는 아디다스 운동복과 면티를 하나 걸치고 체육관에 갔습니다.
다행히 예전에 탁구를 배울 때 쓰던 실내 운동화가 있어서 가지고 갔더니 신발장 하나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곳은 신발장과 복싱클럽을 보관하는 관물대가 무료였습니다. 보통 매월 1~2만 원 받는데 말입니다.
처음에 스트레칭을 합니다. 맨손체조인데 벽에 30가지 동작의 스트레칭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스트레칭은 복싱클럽 내부에 있는 연승용 링에 올라가서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첫 수업이라 스트레칭을 2회 반복했습니다. 보통 1회만 반복하면 몸풀기를 마칠 수 있습니다. 수년간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칭 동작을 하면서 온몸의 각종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레칭을 마치면 줄넘기를 합니다.
줄넘기는 내 키에 맞는 줄넘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히 다리를 벌리고 줄넘기 줄을 밟고 섰을 때 줄넘기 줄이 골반에서 3~4 주먹 올라올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줄넘기는 2라운드를 반복합니다. 1라운드는 3분이고 휴식 30초를 갖고 다시 2라운드 3분간 줄넘기를 합니다. 겨우 6분간 줄넘기를 하는데, 왜 그렇게 숨이 차올라 호흡곤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체육관에는 매 3분마다 라운드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공이 땡~ 하고 울리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운동할 시간을 몸으로 기억할 수 있습니다.
줄넘기를 마치면 스텝을 배웁니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코치와 1:1 수업을 합니다. 저는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복싱 자세로 서서 기본적인 스텝 밟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자세를 잡고 제자리에서 뛰기와 앞으로 뒤로 움직이면서 뛰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50회 뛰기, 30회 뛰기, 20회 뛰기 등 회차를 정해 자세를 체크하면서 자세를 잡고 스텝을 유지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첫 번째 복싱 수업의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자세연습 후에 계단 오르기 연습을 합니다. 단순히 오르는 방법, 양발로 뛰어오르기, 발 바꿔 교차로 뛰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계단 오르기를 연습합니다. 이것도 50회, 30회, 20회 순서로 메뉴를 바꾸면서 끊임없이 몸을 움직였습니다.
여기까지 하고, 러닝 머신에서 시간을 5분간 맞추고 걷기를 합니다. 숨 고르기와 약간의 휴식을 겸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천천히 걸으며 호흡을 가다듬는데 몸을 다시 정비합니다.
그다음 윗몸일으키기를 하는데 저는 60회를 하라고 코치님이 말했지만, 저질 체력인 상태라서 결국 35개 하고 배에 경련이 일어나 포기했습니다. 얼마나 몸이 망가져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정리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한번 더 하고, 간단하게 줄넘기를 하면 하루 일과가 마무리됩니다. 이 패턴으로 운동을 하면 약 60~90분 사이 정도 됩니다.
2. 첫 수업을 받고 난 몸상태
복싱클럽의 운동패턴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3분간 집중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사이사이 짧게 30초간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운동이 유산소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트레칭, 줄넘기, 러닝, 스텝밟기 등이 모두 심폐기능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유일하게 윗몸일으키기가 근육운동인 것 같았습니다.
사용하는 근육 중에 가장 많이 자극을 받는 부위는 종아리입니다. 줄넘기와 스텝밟기, 계단 오르기가 모두 종아리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되어 운동을 마치고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저는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종아리 근육이 거의 마비되어 힘을 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실 종아리뿐 아니라 배 근육도 경련을 일으켰고, 등과 옆구리, 어깨 등 안 아픈 데가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중간에 겉옷을 벗고 반팔 면티만 입고 운동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치님은 첫날인데 중간에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와 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고, 이런 패턴이면 제가 희망했던 체력증가는 금세 이룰 수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첫날부터 체력이 바닥난 몸뚱이를 90분간 계속 움직이며 사용했더니 호흡은 아무리 심호흡을 해도 제대로 돌아오지 않을 정도로 헐떡이고, 다리는 풀려서 걷는데 비틀거렸습니다. 머리가 띵해서 마치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태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바로 샤워를 하고, 술 한잔 하면서 몸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운동을 해서 그런지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술은 마시지 않았습니다. 혼술을 매우 좋아하는 저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그만큼 몸을 과도하게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3. 복싱클럽의 매력
복실클럽 한 달 비용은 15만 원인데, 아무 시간이나 나오면 되고, 매일 나와서 운동을 해도 됩니다. 헬스장에서 할 수 있는 러닝 머신도 있고, 아령도 세트로 준비되어 있고, 다양한 헬스 기구들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복싱은 자유로운 운동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시간과 요일을 정해서 정해진 시간만 배우는 운동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매일 해야 하는 루틴을 정해두고 본인 체력에 따라 강도를 올리면서 스스로 훈련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 코치님들이 돌아다니면서 1:1로 기술을 가르쳐 줍니다.
초보라고 처음에 체력 훈련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초보적인 것이라도 복싱과 관련된 동작과 펀칭을 가르쳐 줍니다. 이 부분이 복싱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체력훈련만 시키면 지루하니까요.
저는 첫날 초등학교 5학년 학생과 함께 훈련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둘 다 오늘이 첫날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줄넘기를 하고, 복싱 자세를 배웠습니다. 나이 50 된 아저씨와 10살 남짓한 아이가 함께 복싱클럽에서 땀을 흘리다 보니 서로 자극이 되었는지 무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10대였을 때가 있었지만, 그때는 체력이 샘솟는 시기여서 피곤한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10대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현재의 저질체력을 빨리 끌어올려 무력한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옷을 입고 돌아가는데 코치님이 내일도 나오라는 말에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상태면 내일이면 온몸에 알이 배겨 제대로 출근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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