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되는 회사생활에 체력은 바닥까지 내려가고, 어깨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잦은 혼술로 배도 나오는 등 총체적 난국을 극복해 보려고 동네 복싱클럽을 등록하고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1. 복싱의 운동루틴과 월 수강료
복싱클럽에 가기 전에 수강료를 살짝 찾아보고 갔는데, 복싱은 다른 운동클럽(탁구, 테니스, 태권도, 펜싱 등)에 비해 월등히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었습니다.
월 수강료만 내면 요일과 관계없이 한 달 내내 나와서 운동을 할 수 있고, 장비도 5~10만 원 사이의 복싱 글러브만 사면 추가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달에 15만 원에 다니고 있고, 6만 원짜리 글러브를 구입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에 가면,
간단한 스트레칭 운동을 합니다.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그다음 줄넘기를 합니다. 복싱하면 줄넘기가 기본인 듯합니다. 줄넘기는 3분 간격으로 3타임을 하는데, 총 9분 정도 줄넘기에 시간을 투자합니다. 겨우 9분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해 보면 줄넘기를 800~1,000번 정도 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하면 땀이 이마에 베이는 정도로 워밍업이 됩니다. 다이어트 줄넘기 콘텐츠를 보면 하루 줄넘기 1,000번이면 살이 빠진다고 되어 있는데, 복싱은 이걸 기본 운동으로 합니다.
다음이 본격적인 복싱 수업입니다. 코치님이나 관장님이 복싱기술을 1:1로 가르쳐 줍니다. 어떤 때는 반복연습을 할 때도 있고, 숙련도를 보고 새로운 기술을 전수해 줍니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성취도가 높습니다. 복싱은 가장 원시적이고 오래된 격투기입니다. 그래서, 펀치를 날리는 방법이 정말 다양합니다.
제가 배우는 복싱클럽에서는 펀치 유형을 번호를 붙여서 가르치는데, 저는 2개월 동안 8번까지 배웠습니다. 즉, 8가지 펀치 기술을 배웠는데, 매번 1번~8번까지 반복을 여러 차례 합니다. 그 자체가 운동이면서 서서히 펀칭 레벨이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펀치를 유형별로 내지르다 보면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땀이 비 오듯이 흐릅니다. 다이어트를 위한 유산소 운동으로 복싱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체력훈련을 합니다. 제가 배운 루틴은 러닝 5분과 윗몸일으키기 60회, 다리 올리기 20회가 기본이고 체력에 따라 계속 횟수를 늘려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줄넘기로 마무리를 합니다. 러닝은 걷기와 달리기를 섞어서 하는데, 컨디션에 따라 뛰는 시간을 늘려가는 중입니다.
저는 이 체력훈련 루틴에 팔 굽혀 펴기 30회와 플랭크 1분을 추가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꿈도 못 꾸었는데, 2개월 꾸준히 하다 보니 조금씩 체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2. 복싱클럽이 체력향상에 좋은 점
저는 배도 좀 나오고, 어깨와 무릎이 많이 시큰거려서 복싱같이 힘든 운동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에 1개월만 먼저 등록했습니다. 너무 힘들고 아프면 그만둘 것을 미리부터 생각했었습니다. 제 어깨는 통증주사를 맞을 정도로 팔을 들어 올릴 때 시큰거리고, 오른쪽 무릎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옵니다. 하지만, 무언가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제 몸이 철저히 망가질 것 같은 위기감에 복싱클럽의 문을 두드린 것입니다.
실제로 첫날 수업에서 호흡곤란으로 머릿속까지 마비가 될 정도로 숨이 찼고, 배 근육에 무리가 생겨서 경련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땀이 한바탕 쏟아지고 집에 돌아와서 깨끗하게 샤워를 하니 그 기분이 너무 상쾌하여 좀 더 버텨볼 마음이 생겼습니다.
일주일 정도 심한 근육통으로 고생을 했습니다. 모든 운동은 한차례 근육통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참았습니다. 실제로 2주 차에 들어서자 근육통이 상당히 완화가 되었고, 운동을 해도 다음날 근육통이 크지 않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운동을 해도 근육통이 더 이상 심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시점부터 저는 복싱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1개월 다니고 가장 큰 변화는 어깨 통증의 완화였습니다.
정형외과에서 마취주사로 통증치료를 받으면 3개월 정도 통증이 없었지만 일시적인 효과일 뿐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재발합니다. 특히 셔츠와 같은 상의를 입을 때 팔을 올리지 못해 통증으로 상당히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항상 왼쪽 팔을 들어 올릴 때 조심조심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복싱을 배우고 나서 어깨 통증이 크게 완화가 되었습니다. 왼쪽 펀치를 내지르면서 알게 모르게 어깨를 계속 사용하다 보니 근육이 붙어 통증을 눌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체력이 늘어나는 것도 기뻤지만, 아팠던 어깨통증이 줄어든 것은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무릎 통증은 그대로입니다. 무릎은 통증완화가 쉽지 않은 것이 줄넘기 때문입니다. 또 복싱 자체가 계속 상하로 뛰면서 이동을 하기 때문에 무릎에 부담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파스를 몇 번 붙이면서 통증 관리를 하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복싱을 한다고 해서 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운동량이 늘어나면서 도파민 같은 호르몬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잠시나마 무릎통증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복싱은 운동 과정 전체가 유산소 운동으로 꽉 차있습니다. 더불어 근력운동을 겸하고 있어 신체의 전반적인 체력과 몸매관리에 매우 도움이 됩니다. 그 효과도 엄청나게 빨리 나타납니다. 다이어트에 복싱이 최고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3. 자녀와 함께하는 운동
저는 제 딸과 함께 복싱클럽을 다니고 있습니다. 중 3인데 이 녀석도 체력저하와 다이어트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제가 한번 다녀보고 슬쩍 권해 보았는데, 한번 수업을 받아보다니 계속 다니겠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는 복싱클럽에 가면 아저씨들만 우글우글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많다는 것에 안심을 했고, 본인 또래의 여자들이 많아 놀랐다고 했습니다.
제가 2개월간 배워보니 신규로 등록하러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저와 같이 부모와 함께 배우러 온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아빠와 딸, 아빠와 아들, 아빠와 엄마와 아들 등등 부모와 함께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 저도 안심했습니다. 전 복싱클럽에 애들만 바글바글하면 눈치 보여서 다니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었거든요.
딸과 함께 배워보니 복싱은 함께 배울 때 더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원래 혼자서 본인 루틴대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인데, 딸과 함께 하니 서로 자극도 되고 반복연습하기도 좋습니다. 저는 딸과 배운 복싱연습을 하면서 누가 더 오래 하나 1,000원씩 내기를 걸기도 합니다.
복싱은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운동입니다. 클럽에 와서 자신의 루틴대로 운동을 하고 가면 됩니다. 함께 온 회원들과 친목을 다지거나 굳이 친해질 필요가 없어서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부부, 혹은 가족들, 친한 친구 한두 명과 같이 오면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을 듯합니다.
딸도 2개월 다녀보니 내부에 친목도모가 없어서 좋다고 합니다. 요즘 애들은 특히나 원하지 않는 타인과의 관계를 싫어하는 듯 합니다. 다행히 아빠를 아직 좋아해서 다행스럽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동안은 딸과 함께 복싱을 열심히 배워볼까 합니다.
'유용한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강인 선수를 영입한 파리 생제르맹(PSG)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 (0) | 2023.08.19 |
---|---|
2월 제주도 여행코스 : 한림공원의 매화 수선화 축제 추천 (0) | 2023.03.08 |
이남장 서초점 내장탕 후기 : 24시간 끓인 국물의 참맛 (0) | 2023.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