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큐롬(머큐로크롬)과 소독약의 히스토리 요약

건강과 식품

머큐롬(머큐로크롬)과 소독약의 히스토리 요약

월리만세 2023. 10. 3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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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피부가 까지거나 피가 나면 당연하게 소독약을 바릅니다. 과산화수소나 요오드, 베타딘 등 다양한 소독약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속칭 '빨간약'이라는 소독약이 있었는데, 머큐롬(머큐로크롬)입니다. 발음이 어려워서 나는 마키롬이라고 불렀는데, 오늘은 소독약의 히스토리를 한번 훑어봅시다.  

 

 

 

1. 소독의 개념이 없었던 100년 전 세계  

 

현대는 코로나 이후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질병 감염을 막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의사가 손이나 수술 도구를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불과 100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상식이라고 생각한 것이 100년 전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소독에 대한 역사는 재미있습니다. 기원전 4세기 기록을 보면 그리스인들과 인도인들은 시체의 썩은 악취를 막기 위해 유황 연기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도 흑사병이 유행했을 때 환자가 머물렀던 집과 물건을 유황 연기로 소독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은 상처를 와인과 식초로 소독했다고 합니다. 식초라고 하니 갑자기 생활의 팁이 떠오릅니다. 집에서 쓰는 식기 세척기 안에서 악취가 나면 컵에 식초를 담아 식기 세척기를 한번 돌리면 악취가 사라집니다. 그리스, 로마인들도 식초에 소독작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18세기에 들어서 전쟁을 많이 했는데, 수술 중 감염으로 죽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때, 미국 의사 찰스 길만은 럼주가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의사들은 알코올 성분이 염증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남북전쟁 등 각종 전쟁을 치르면서 소독약이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남북전쟁에서 브롬액이 괴저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브롬액으로 치료한 304명 중 8명만 사망하는 등 매우 효과가 높다는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2. 소독의 개념과 머큐롬(머큐로크롬) 

 

소독약에 대한 개념을 정리한 유명한 과학자가 2명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입니다.  그는 3년간 산욕열로 사망한 산모를 조사하다가 의사들이 관리한 병동에서는 사망률이 16%였고, 조산원들이 관리한 병동에서는 사망률이 2%에 불과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차이점을 분석한 결과, 의사들은 매일 사망한 산모의 시체를 부검을 했고, 조산원들은 시체 부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는 의사들에게 시체 부검을 하기 전에 염소 액체 소독약으로 손 소독하는 것을 의무화시킨 결과 사망률이 2%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에 분만실의 위생과 청결이 산모와 신생아들의 생명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여전히 수술 후 관리가 되지 않아 죽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두 번째는 조셉 리스터입니다. 그는 페놀액이 상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페놀액으로 수술 전후 손 세척과 수술도구 세척, 수술실에 분사를 지시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세균 감염에 의한 사망률은 크게 낮아집니다. 이렇게 이그나츠 제멜바이스와 조셉 리스터의 소독 기술은 나중에 19세기말에 이르러 파스퇴르가 주장한 세균론이 인정된 후에서야 의료계에 정착됩니다. 

 

20세기가 되면 빨간약 머큐롬(머큐로크롬)이 등장합니다. 존스 홉킨스 의사 휴 영은 물과 머큐롬(머큐로크롬) 2%를 혼합한 용액에서 대부분의 세균이 사멸한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머큐롬은 전 세계적으로 바르는 소독약으로 유명해 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제 강점기때 부터 머큐롬은 만병통치약처럼 사용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이 머큐롬을 '빨간약'이라고 불렀습니다. 조금이라도 까지거나 피가 나면 빨간약을 바르라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머큐롬은 1998년 미국 FDA에서 머큐롬에 포함된 중금속 수은이 인체에 안전하지 않다는 판정을 내려 전세계적으로 퇴출되고 말았습니다. 

 

빨간약 머큐롬 이미지
(머큐로크롬, 빨간약)

 

3. 소독과 개인위생의 생활화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누로 20초간 닦거나, 알코올 함량이 65% 이상은 손소독제로 소독을 해야 합니다. 기침을 하거나, 식사 전,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거나 동물에 접촉했을 때는 손을 소독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코로나 이후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사용한 광범위 소독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손 소독제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점이 많이 발견됩니다. 알코올의 함량, 불순물 함유량, 기타 성분에 대한 유효성과 안정성 관리가 미비한 상태입니다. 저도 다양한 소독제를 구입해서 집과 사무실 곳곳에 비치해 두고 사용하지만, 가끔 효능에 대해 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소독이라는 개념은 19세기말에서야 정립이 되었습니다. 만약,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19세기에 전에 창궐했다면 정말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발생했을 때도 전쟁보다 사망자가 더 많이 나왔다고 했으니, 소독과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사건이 아닐까 합니다. 

 

총균쇠라는 책에서 나오는 '균'이 세계정복에 사용되었다는 것은 유명합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세균에 의한 감염이 더 위험해진다고 합니다. 얼음 속에 잠들었던 태고의 세균들이 지상으로 퍼져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더 자주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코로나라는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개인위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감기가 급격히 줄어든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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