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라임 쥬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퇴근하고 집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 라임 쥬서 앱을 검색했습니다. 운 좋게 지하철역 근처에 픽업 가능한 라임 킥보드 한 대가 검색되어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 킥보드는 고장나 있었고, 제가 잘못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처음 픽업을 하느라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열심히 발을 굴려 킥보드를 집으로 몰고 왔던 것입니다.
1. 실수로 고장난 킥보드를 몰고 온 이유
제가 고장난 킥보드를 잘못 가져온 이유는 라임쥬서 앱설정을 변경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라임 쥬서 앱에 보면 옵션으로 작업유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픽업] 녹색으로 표시되며 라임 허브에 반납, [이동] 주황색으로 표시되며 라임 허브에 반납, [회수] 붉은색으로 표시되며 라임 베이스에 반납, 이렇게 3개의 작업 옵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회수] 붉은색으로 라임베이스로 반납하는 유형을 OFF로 설정해 두었습니다.
그 이유는 해야 할 업무로 픽업과 이동만 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킥보드를 회수해서 멀리 있는 김포/하남 라임 베이스로 반납하는 업무는 하지 않으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하철 역에 내려 주변을 보니 라임 킥보드는 1대가 서 있었고 주변에 아무것도 안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무생각 없이 그 킥보드가 픽업 대상인 줄 알고 몰고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실제 픽업 대상은 건물 옆에 가려져 세워진 채고 있었고, 저는 근처에 있었던 고장 난 킥보드를 모르고 가져왔던 것입니다.
아마, 제가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 [회수] 대상이 앱에서 표시되도록 옵션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알아차렸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혹은, 계기판에 '06E'이라도 표기된 것을 보고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주변에 다른 킥보드가 없어서 그 킥보드가 충전 대상이라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라임 쥬서 승인받고 첫 업무로 가져온 킥보드가 고장 난 상태여서 붉은색으로 표시되는 [회수] 대상이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반납 지점이 동네에 있는 라임 허브가 아니라 김포/하남에 있는 라임 베이스라는데 있었습니다.
2. 고객센터를 통해 조치방법 확인
라임쥬서 앱을 보니 붉은색으로 표시되고 라임 베이스로 반납 장소가 조회되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아차' 싶었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킥보드를 잘못 가지고 왔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앱에 제가 고장난 킥보드를 회수한 것이 이미 기록되어 있어 마음대로 킥보드를 처리할 수 없어 어떻게 사후조치를 위하면 좋을지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잘못 가져와서 시간 내 반납을 못하게 될 경우 이후에 받는 수수료에 영향이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라임 쥬서를 준비하면서 라임 쥬서 고객센터에 문의를 자주 하는 편인데, 매번 만족스러운 답변을 받고 있습니다. 답변이 늦어지는 경우 3~4일 이상 걸리는 것이 불편하지만, 문의할 때 간략하게 요점만 전달하고 핵심사항만 전달받는 것이 편리할 때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라임쥬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지난주 지도를 보고 처음 가지고 온 라임 킥보드가 고장 난 킥보드였어요. 지도상에 고장난 것과 충전 대상이 같이 붙어서 표기되어 있었는데, 실수로 고장난 것을 끌고 온 것 같아요.
제가 도보 사용자라서 차량이 없어 라임 베이스에 갈 수 없어요. 라임 베이스로 반납을 하라고 해서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문의드립니다.
도와주세요.
이렇게 메일을 보내고 4일 만에 답변이 왔습니다. 고객센터 업무처리 방식은 마음에 드는데 답변이 느린 것이 좀 문제입니다. 아마 메일응대를 하시는 상담사가 매우 소수인원이 아닐까 합니다. 상담사를 많이 고용하는 것도 회사입방에서는 인건비에 문제가 있을 테니, 무리하게 많은 인원을 운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며칠 전 신문에 보니 라임쥬서로 등록한 사람은 서울에만 1천 명이라고 합니다. 부업으로 라임 쥬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더구나, 올해 12월부터 전동 킥보드가 운전면허 없이 자전거처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제도를 개정한다고 하니 사용자도 늘어날 것이고, 라임쥬서도 함께 증가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되면,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어나 고객센터를 통해 답변받는 것이 더더욱 힘들어질 듯합니다. 아래는 제 문의에 대한 라임 쥬서의 답변 내용입니다.
Lime 고객센터에 연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고객님의 문의사항을 해결해드릴 상담원 Gumin K. 입니다.
해당 기기는 오프라인으로 확인되며, 말씀대로 제대로 임무 수행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해당 기기를 저희가 수거해갈 수 있는 안전한 곳에 보관해주신 후, 저희에게 보관장소를 알려주시면 확인 후 수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문의사항이 있으실 경우 언제나 다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간결하고 짧은 내용이지만, 정확하게 조치방법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안심하였습니다.
3. 지하철 역에 세우고 고객센터에 메일접수
일단, 고장 난 킥보드를 계속 집에 세워두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편했기 때문에 빨리 반납처리를 하고 정상적인 업무를 하고 싶었습니다.
주말 아침에 킥보드를 집 근처 지하철 역에 세워두고, 주변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다시 고객센터에 회수요청 메일을 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답장 보고 고장난 라임 킥보드를 찾기 쉬운 곳에 갖다 놓았습니다.
내방 지하철역 2번 출구 앞에 세워두었으니 회수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메일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하루 만에 답변이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라임 고객 지원팀에 문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문제를 지역 담당팀에 보냈습니다.
지역 담당팀이 수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4. 라임 쥬서를 하면서 느낀 점
제가 알기로 전동 킥보드 시장에서 라임 코리아가 제일 규모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관리 체계가 잘 잡혀있는 것 같았습니다. 승인과정도 모두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서 비대면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었고, 최근에는 신형 모델을 내놓아 배터리가 좀 더 오래가는 장비로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고객센터가 유일한 라임 쥬서와 고객들의 접촉창구인데, 전화업무를 하지 않고 이메일로만 운영을 하는데 나름 체계적이고 업무처리를 하는 프로세스가 잘 잡혀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만 짧게 주고받으면 되기 때문에 어쩌면 장황하게 설명해야 하는 전화업무보다 편리한 면이 있습니다.
기왕 메일로 할 바에는 카카오톡으로 접수하고, 결과를 카카오톡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메일로 보내면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정상적으로 접수가 되었는지 의심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잘못 킥보드를 가져와서 겪은 시행착오를 경험 삼아 앞으로는 좀 더 조심스럽게 회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GPS가 아무리 정확하더라도 잘못 보일 경우가 있으니 회수 전에 '벨'을 울리게 해서 맞는 킥보드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정리하며,
앞으로 전동 킥보드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전동 킥보드가 새로운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빠르게 관련 제도가 정비되고 있습니다.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자동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운전면허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12월부터 자전거로 분류가 되어 운전면허 없이 이용할 수 있고, 더불어 자전거 전용도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대부분의 전동 킥보드 사업자는 내년에 사업 확장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는 3만 5천대의 전동 킥보드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수요가 폭발할 테니 시장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킥보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보행자와의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행자 입장에서는 킥보드 사용자가 매우 위험합니다. 걸어 다니다가 뒤에서 오는 킥보드를 못 보고 방향을 전환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킥보드 사용자는 넘어지지만 않으면 그대로 도망하는 경우가 많아 낭패가 많았습니다.
11월부터 보행자는 전동 킥보드와 사고가 나는 경우 본인이나 가족의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됩니다. 금감원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한 것인데, '무보험 자동차'의 정의에 '개인형 이동장치'를 추가한 것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서울시에서는 전동 킥보드를 세워두는 위치를 지정하여 운영하려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시민들이 이동형 킥보드가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고 접수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에 대해서 사업자들은 자유롭게 이동하고 원하는 곳에 세워둘 수 있는 것이야말로 전동 킥보드의 장점인데 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이 처럼 전동 킥보드에 대한 이용환경이 빠르게 정비되고 있습니다. 킥보드 이용자와 보행자 모두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공중예절이 정착되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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