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외암 민속마을에서 은퇴생활이 가능할까? - 감찰댁 사랑뜰에서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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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외암 민속마을에서 은퇴생활이 가능할까? - 감찰댁 사랑뜰에서 1박2일

월리만세 2020. 9.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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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퇴직하고, 고즈넉한 한옥마을에서 은퇴생활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을 하신 적이 없나요?

 

저는 산책을 좋아해서, 퇴직하면 돌담길로 마음껏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이 있고, 풍광이 좋은 자연 속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늘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외암 민속마을에 하룻밤을 머물면서 우연히 장사를 하시다가 은퇴하셔서 외암마을에서 민박을 운영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 말씀을 들으면서, 외암마을과 같은 전통마을에서 은퇴생활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는데, 퇴직을 하면 어디서 은퇴생활을 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1. 외암마을에 대해서

 

외암마을은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통양식의 고택과 전통마을의 양식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관광지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중요 민속자료 236호로 지정되어 있고, 약 500년 전에 마을이 형성되어 그 모양이 보존된 상태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집에 붙인 명칭은 관직이나 출신 지명을 따서 불렀는데, 참판댁, 감찰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영암댁, 시창택 이런 방식입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환경으로 마을 뒷산 설화산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시냇물을 끌어들어 연못의 정원수나 방화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 제가 머물렀던 감찰댁 사랑뜰

 

저는 감찰댁 사랑뜰 이라는 곳에서 숙박을 했는데, 이 곳은 경매로 몇 차례 유찰되었는데, 사업가 3명이 함께 공동인수를 해서 지금의 숙박시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수 가격은 10억이라고 들었는데, 기와집이 멋들어져서 스몰 웨딩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웨딩 문화도 많이 바뀌었는데, 이런 한적한 곳에서 친인척 50분만 오셔서 결혼을 하셔도 나름 운치가 있을 듯합니다.  

 

감찰댁은 규모가 가장 큰 숙박시설이어서, 관리자가 주인장이 아니라 직원이었습니다. 물론 친절했지만 구체적으로 생활하시는 것이 어떤지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3. 외암마을에서 은퇴생활하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동네를 산책하다가 커피를 팔고 있는 집에서 9년전에 이곳에 정착해서 살고 계신 주인장과 이것저것 은퇴생활에 대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외암마을은 원형이 그대로 보관된 고택을 실제 거주할 사람들에게 판매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암마을의 전통가옥에는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조정된 관광지보다 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아직도 버려진 것처럼 방치된 가옥들이 있는데, 아직 거주민을 찾지 못한 듯했습니다.

 

이곳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고택의 외관을 직접 수리한다든지, 나무를 추가로 심는다던지, 베지 못한다고 합니다. 모두 관청에서 나무그루수와 모양을 사진을 촬영해 놔서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신, 홍수나 태풍으로 집이나 담이 무너지면, 무료로 관청에서 복원 공사를 해 준다고 합니다. 

 

수익 생활은 주로 방을 민박으로 개조해서 숙박시설로 제공하고, 식혜나 음료를 방문객들에게 파는 것입니다. 고택의 겉모양은 손을 못 대도 내부는 수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매년 1~2백만 원 정도 유지비가 나오는데, 그것은 관광객들이 거주지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고 합니다.

 

숙박 예약이 가능한 가옥은 약 20여 채가 되는데 외암 민속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블로그 하단 참조) 

 

 

4. 은퇴하신 '기와 33' 가옥 주인장과의 대화

 

주인장은 9년 전에 천안에서 큰 마켓을 운영하시던 분인데, 은퇴생활을 할 곳을 찾아 여기저기를 다니다가 외암마을을 들르게 되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곳의 집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부탁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살 수 있는 집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기와 33'이라고 불리는 택지를 6억 원에 구입을 하셨고, 초가집 한 채, 기와집 한 채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주인장의 말씀으로는, 택지를 구입했을 당시에는 마치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폐가였고, 마당에는 풀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3년 동안 틈틈이 와서 집을 수리했다고 합니다. 내부를 현대식으로 고치고, 잔디를 깔고, 담을 세우고, 연못까지 파서 지금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3년간 집수리하는데 추가로 약 3억 원 정도 더 들었다고 하니, 지금까지 총 9억 원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외암마을은 5분 거리에 아산역이 있고, 10분 거리에 대형마트가 있고, 15분 거리에 대학병원이 있어서 생활환경은 좋은 편이라고 했습니다. 또 마을에 백반을 잘하는 집이 있는데 한 끼에 8천 원인데 요리하기 싫으면 가서 먹고 온다고 합니다.

 

주인장이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이 곳 생활이 만족스럽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곳에서 은퇴 생활하기에 어떠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니, 주인장께서는 의외로 즉답을 피하셨습니다. 집터를 수리하고 소소하게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아서 생각만큼 한가롭게 지낸 것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새로 은퇴해서 내려오면 제가 고생할 것처럼 보였는지 말씀을 조심스럽게 하시는 듯하였습니다.

 

하지만, 와이프와 제가 전통가옥을 좋아하고, 특히 저는 산책을 좋아해서 외암마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중의 일이겠지만 은퇴 생활지로 아산 외암마을을 기억해 두었다가 생각날 때마다 내려와야겠습니다. 

 

주인장 말씀이 10월쯤에 짚불 축제를 한다고 소개해 줬는데,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내려가기가 좀 어려울 듯합니다만, 내년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정리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나올 때 주인장께서 "이 곳에서 기와집 관리하면서 사시는 것보다, 근처에 작은 집을 빌려서 살아보면서, 외암마을은 그냥 산책코스로 활용하시는 것이 더 나을 거예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직 후에 에어비앤비에서 외암마을 근처 집을 골라 몇 개월만 살아 봐도 이 동네에서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 번쯤은 도시생활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데, 이런 외암마을도 한번 목록에 올려두시고 검토를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관련 링크]

 

◇ 감찰댁 사랑뜰 예약 : 바로가기

외암 민속마을 민박 예약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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