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을 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상상 : 제주, 속초, 강릉, 단양 여행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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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을 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상상 : 제주, 속초, 강릉, 단양 여행 후

월리만세 2023. 3. 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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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귀촌을 꿈꾸며 행복을 상상합니다. 저도 귀촌을 하면 지금보다 월등히 행복해질 수 있는지 궁금하여 몇 년에 걸쳐 예행 연습을 해 보고 있습니다. 

 

 

 

1. 귀촌을 꿈꾸는 이유 

 

아침에 눈을 떠서 부리나케 세수를 하고 회사에 출근을 할 때면 늘 반복적인 일상에 대해 회의감이 듭니다. 출근 자체도 스트레스지만,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회사에 머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됩니다. 물론 업무강도에 따라 일도 스트레스가 되고, 함께 일하는 사람도 스트레스가 됩니다.

 

짧게 돌아오는 주말은 왜 그렇게 시간이 짧은지 빨리 퇴직해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귀촌을 생각하게 됩니다. 한적하게 나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조용하고 스트레스 없는 곳을 생각하다 보면 떠나고 싶은 로망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은 바닷가의 작은 도시를 선택하고 어떤 사람은 산속의 고즈넉한 자연환경을 꿈꿉니다. 모두 귀촌을 퇴직 후 행복을 찾기 위한 나만의 공간을 상상합니다. 

 

아침에 눈을 떠 따뜻한 커피를 한잔 내려 마시고, 아름다운 숲길이나 해변의 바닷길을 산책하고, 한가롭게 식사를 하고 취미생활을 하면서 지내는 일상을 꿈꾸어 봅니다. 저도 그런 삶을 동경해 왔는데 생각해 보면 현재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귀촌이라는 장소를 통해 대리만족을 상상했는지 모릅니다.

 

제주 함덕해수욕장 오션뷰
(제주 함덕해수욕장이 보이는 호텔 오션뷰)

 

실제로 귀촌을 했을 때 내가 행복할지 짧게라도 미리 가서 생활을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상상만으로 귀촌을 꿈꾸는 것은 조금 부정적으로 말해서 현실도피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행연습으로 4~7일 정도씩 휴가를 내서 매년 여행을 다녀오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연휴 붙여서 휴가 2~3일이면 어느정도 해당 지역을 충분히 즐기고 올 수 있습니다. 혼자 떠나는 것도 좋고, 가족들과 함께 가도 좋습니다. 나중에 실제 귀촌을 하게 되면 혼자 내려가게 될 수도 있고, 배우자와 함께 갈 수도 있으니까요.

 

 

 

2. 귀촌에 대한 짧은 예행연습 

 

저는 전자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영화보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물론 산책도 좋아해서 여행을 가면 경치 좋은 둘레길로 많게는 4만보(20~24킬로미터)까지 걷기도 했습니다.

 

저는 가끔 멋은 자연환경 속에서 책을 읽으면 그 내용이 더 잘 들어오고, 멋진 풍광을 보면서 음악을 들으면 더 즐겁고, 시원한 바다풍경을 보면서 영화를 보면 더 감동스러울 것 같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몇 년간 여행을 다니면서 그런 상상이 진짜일까 테스트를 했습니다. 휴가가 많지는 않지만, 징검다리 연휴나 휴일이 많은 월도를 선택해 4박5일이나 5박6일 정도로 귀촌하고 싶은 동네로 여행을 갔습니다.

 

속초, 강릉, 제주, 단양 등이 제가 귀촌을 하고 싶었던 동네였습니다. 짧게는 4박5일, 길게는 7박8일 정도 기간으로 여행을 다녔고, 혼자 갈 때도 있었고, 가족들과 함께 갈 때도 있었습니다.

 

여행은 주택과 달리 경치 좋은 곳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바닷가 경치를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오션뷰 럭셔리 펜션에서도 지내보고, 시설이 좋은 리조트에서도 지내보았습니다. 물론,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지내보면서 실제 퇴직했을 때 어떤 공간이 나에게 편리할지 느껴보았습니다.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산책길)

 

그리고, 여행을 가면 제가 퇴직하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 보았습니다. 퇴직 후 생활은 말 그대로 생활이지 여행이 아닙니다. 

 

아침에 눈 떠서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여유있게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감상하고, 주변 동네를 걸으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조금 멀리 산책을 나갈 때는 이어폰으로 대학교 때 즐겨 듣던 흘러간 가요를 들었습니다.

 

점심에 배가 살짝 고파지면, 동네 백반집에서 맛있게 식사를 합니다. 가끔 기분이 좋으면 소주 한병을 시켜서 낮술을 즐겨보기도 합니다. 오후에는 경치 좋은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책도 읽고, 영화도 봅니다.

 

오후에 숙소로 돌아와 조금 휴식을 취하고 저녁 때 근처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합니다. 하루는 동네 목욕탕에 가고 하루는 둘레길을 실컷 걸어보고, 하루는 카페에서 자연환경을 즐기며 빈둥거리기도 합니다.

 

무엇을 하든지 내가 멋진 자연환경 속에 머물러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귀촌이라는 것 자체가 거주 지역을 이동한다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하루 이틀을 살아봅니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산책을 하는 것, 동네를 어슬렁 거리다가 목욕탕에 가는 등의 생활은 제가 즐기는 보통의 일상입니다. 그런 행동을 단지 제가 상상했던 멋진 환경을 갖춘 곳에서 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며칠을 보내면서 서울에 있는 현재의 집에서 똑같이 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지역에서 하고 싶은 대로 지내면 지금보다 행복했는지 비교를 해 봅니다.

 

 

3. 상상처럼 행복하지 않는 이유 

 

행복에 대해 우리가 듣는 말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 있을 때 행복해야지 별도로 어딘가에서 행복을 찾을 필요가 없다든지, 행복은 바로 발밑에 있는 것을 줍기만 하면 되는데, 우리는 모두 다가가기 어려운 곳에 있는 행복이 진짜 행복이라고 믿고 끝없이 달려가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파랑새 이론과 비슷합니다. 평생 파랑새를 찾으러 세상을 돌아다녔는데, 나중에 지치고 피곤해서 돌아와 보니 파랑새는 바로 내가 늘 앉던 쇼파 옆 새장에 있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제주도에 4박5일간 함덕해주욕장에 다녀왔습니다. 눈 앞에 파란 빛깔이 색색별로 어우러져 멋진 바다를 볼 수 있는 오션뷰 호텔에서 지냈습니다. 호텔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바다구경하는 데에는 최고였습니다.

 

아침에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눈을 띄고 커튼을 열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명한 바다가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호텔방에서 포트에 물을 데워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산책, 독서, 음악감상, 영화감상, 빈둥거리기, 엉뚱한 상상하기 등을 하면서 보냈는데, 아름다운 자연이 곁에 있는 것과는 무관하게 제가 하고자 했던 일상생활에 감동은 평소 집에서 주말에 주말을 보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자책 읽기는 바닷가에서 읽던, 집에서 소파에 누워서 읽던, 회사에서 점심 먹고 짜투리 시간에 읽던 느낌이 같았습니다. 음악듣기도 그렇고, 영화를 보는 것도 감흥은 비슷했습니다.

 

멋진 자연환경 속에서 하고 싶은 이런 일 저런 일을 하면 엄청나게 행복할 것 같았던 상상은 내가 지금 원하는 곳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불만족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환경을 선택해서 가면, 우습게도 처음 하루이틀이 지나면 금새 상상했던 것 만큼의 행복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단양에서 혼자 4박5일도 있어 보고, 제가 좋아하는 수안보 온천에 가서 원하는 만큼 온천도 즐기고 맛난 음식도 먹었지만, 꿈에 그리던 장소에서 제가 느꼈던 감정은 제가 여행 오기 전 상상했던 것과는 늘 달랐습니다.

 

혹시, 제 방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도 여행지에서 느꼈던 기분을 느끼는데 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실제로 퇴직해서 거주환경을 원하는 곳으로 싹 바꾸어도 기대했던 것만큼의 행복감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원하는 곳에 가서 며칠 지내보고, 또 혼자서도 이것저것 해 보면서 외롭지 않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지 확인 중입니다. 물론, 지금 지내는 집에서도 즐겁게 지내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만약, 모든 것이 회사를 다니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생긴 도피의식이라면, 사실 퇴직해서 귀촌을 하지 않아도 즐겁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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