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하기 좋은 곳 : 은퇴 후 살기 좋은 곳의 조건

 

| 들어가며 : 

 

최근 와이프와 퇴직 후 살 곳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시만 고집하던 와이프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지방에서 사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거부감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와 와이프가 은퇴를 했을 때 살만한 곳의 조건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최소 조건만 맞으면 서울 집을 팔고 지방으로 내려가 조금 더 쾌적한 삶을 즐기고 싶습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서울에서 살았으니, 남은 시간은 좀 더 여유롭게 살만한 곳을 찾으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귀촌은 산골마을이나 인적이 드문 산속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지방 소도시의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한 살기 좋은 곳의 조건이라 모든 분들께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귀촌을 생각하고 계신 분은 참고해 주세요.   

 

 

1. 병원과 생활인프라

 

흔히 귀촌을 하면 텃밭에서 유기농 채소를 따서 된장에 쌈을 싸서 먹는 신선같은 생활을 생각합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노후생활은 편안함과 안전함을 추구합니다. 

 

여기서 편안함이란 직장에서 벗어나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고, 서울에서 벗어나 대도시가 주는 스트레스가 없는 곳에서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전함이란 바로 위급할 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프라를 의미합니다. 그 이유는 저와 와이프가 급작스럽게 아플때 신속하게 조치를 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지병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동할 지역에 괜찮은 의료시설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저는 주로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평소에 아프면, 좀 거리가 있어도 스스로 병원을 찾아 갈 수 있겠지만, 급하게 병원에 호송될 일이 생기게 되면 119를 불러도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멀면 이동 중에 큰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과 함께 중요한 인프라는 생활시설입니다. 

 

흔히 말하는 마트와 쇼핑몰과 같은 공간입니다. 와이프를 생각하면 제대로 물건을 구입할 수 없는 인적 드문 산골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퇴직 후 기본적인 생활비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납입한 연금으로 충당하고, 일정 부분은 제가 소소한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보전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라도 깊은 시골로 들어가면, 소일거리 구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일단 서울에서 벗어나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쾌적한 자연환경은 기본으로 따라오기 때문에 가장 신경쓰는 조건은 의료서비스와 생활기반 시설입니다. 

 

 

2. 집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지방으로 내려가서 아파트에 살 것인지, 주택에서 살 것인지 정해야 하고, 집을 직접 지을 것인지,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을 할 것인지도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스타일의 집에서 살고 싶은지 와이프와 정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우리가 이야기한 집의 형태는 마당이 있는 주택의 형태이고, 집을 짓기 보다는 조금 낡은 주택을 구입하여 원하는 형태로 리모델링을 하고 들어가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지는 200~300평이고, 집은 단층집으로 50평 이내가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당을 넓게 잡은 이유는 와이프가 온실을 꾸미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작은 인공연못이 필요합니다. 

 

저와 와이프 모두 취미생활을 집 마당에서 하고 싶었기 때문에 와이프는 온실에서 화초를 가꾸고, 저는 인공연못에서 제가 좋아하는 거북이와 물고기들을 키우려고 합니다.

 

물론, 작은 텃밭은 만들겠죠. 돼지고기라도 삶으면 쌈채소를 뜯어 먹을 수 있겠죠. 

 

한구석에 작은 창고를 지어 불필요한 세간살이는 모두 창고에 넣고 가능하면 집은 미니멀하게 유지하면서 살고자 하는 것이 저희 부부의 생각입니다. 

 

틈나는대로 다큐멘터라 '집'이라는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면서 우리에게 어떤 타입의 집이 맞을지 함께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퇴직 후 집이라는 공간은 노후 생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간인 만큼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합니다. 퇴직할 때까지 서울 집 대출을 모두 갚을 수만 있다면, 지방에 작은 집을 갖는 소박한 꿈은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3. 산책로와 공원

 

와이프와 저는 손잡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40대 후반인데 아직 사이가 괜찮은 편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 무릅이 좋지 않아 가능하면 평지에서 걷는 것을 좋아하고, 정비가 안된 시골길을 걷기 보다는 산책로나 공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을 산 중턱이나 언덕에 짓지 않는 이상 숲과 가까워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잘 가꿔진 산책로나 공원이 이런 역할을 대신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갈 때마다 꼭 근처의 공원에 들러 산책을 하면서 쉬엄쉬엄 걷다가 옵니다.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국내여행을 더 자주 다녔던 것 같습니다. 

 

매일 걸어다닐 산책로와 공원이 있으면 사시사철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기 좋습니다. 저는 단양을 좋아해서 자주 여행을 갔고, 심지어는 혼자서 3박4일간 단양의 산책로를 걷다가 온 적도 있습니다. 

 

(단양 산책길)

 

부모님이 계신 예산 본가에 가면 어머님께서 마루 평상에 낡은 안락의자를 꺼내 놓으셨는데, 마당을 가꾸시다가 의자에 앉아 하늘의 구름과 길 건너 앞 산의 숲을 구경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녹색이 많은 환경에서 사는 것이 건강에 좋고,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면 그 처럼 좋은 것은 없다고 합니다.  

 

병원과 생활시설이 어느정도 갖춰지고, 원하는 스타일의 집을 짓고,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실컷 즐길 수 있다면 일단 은퇴생활을 할 주거환경은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은퇴를 위한 하드웨어는 이 정도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하루 하루 시간을 무엇을 하면서 보내고,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다면, 은퇴를 위한 소프트웨어도 갖추게 되겠지요. 

 

 

4. 하고 싶은 이야기

 

이제는 은퇴를 한다는 개념이 완전히 일을 손에서 놓는다는 의미는 아닌것 같습니다. 단지, 경제적인 목적만으로 다니는 직업을 좀 더 나에게 의미있고, 좋아하는 일로 바꾼다는 개념이겠죠. 

 

주변을 둘러보면, 시골에 내려가 살더라도 집에서 공방을 만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굿즈를 만들어 판매한다던지, 목공을 배워 수익생활을 유지하는 등의 경우도 많고, 온라인을 베이스로 작은 사업을 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지역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 제가 그렇게 못하는 이유는 슬프게도 아이 교육과 집 대출에 묶여있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있는 40대 가정의 흔한 모습이겠지만, 빠른 시간내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수명이 길어진 탓이겠지요. 곧 80세인 장인, 장모님과 아버지, 어머니께서 활동하시는 것을 보면 정말 100세 시대가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아이 교육문제와 집 대출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제가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긴 하지만요. 아이가 대학에 무사히 입학을 하든지, 대출이 어느정도 해결이 되든지 하나만 적당히 해결되면 조금 더 빠른 퇴직을 고려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욕심을 내자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끝까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포기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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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모두 꿈꾸는 은퇴생활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은퇴생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집 주변이 생활반경의 90% 이상이 될테니까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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