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우승 기록을 보면,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활과 총을 잘 다루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자 양궁이 대표적입니다. 거의 접근 불가능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국방부는 포방부라 불릴 정도로 화포 화력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역사적 근거를 찾아봅시다.
1. 활쏘기와 사격을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외침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은 대부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한족, 거란족, 몽고족, 왜 등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많은 동네에서 참으로 끊임없이 침략을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5천 년이란 긴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은 사라지지 않고 국가를 잘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방어에 특화되어 있는 이유는 산지가 70%로 되어 있는 자연환경을 이용해 산성을 쌓고, 전쟁이 나면 청야전술로 마을 불태우고, 산성에 모여 활을 쏘며 끝까지 항쟁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적은 인구로 대군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쓰는 활은 서양에서 알고 있는 활과 다릅니다. 우리는 합성궁을 사용하는데, 2가지 이상의 재료로 만든 활을 말합니다. 우리가 대대로 사용했던 합성궁은 한발 한발 위력이 강했고, 크기 상대적으로 작고, 가벼웠습니다. 또, 활 당김이 부드러워 쉽게 당길 수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발전했을까요?
그것은 빈번하게 침략해 오는 중국 때문이었습니다. 언제나 우리 병사보다 몇 배가 많은 적군을 상대하기 위해 산성에 숨어 활로 막아내기 위해서 한발 한발 위력이 세야 했고, 좁은 산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크기는 좀 작고, 가볍게 만들어 오랫동안 들고 싸울 수 있어야 했습니다. 또, 활시위를 쉽게 당길 수 있도록 해 연사능력을 극대화했던 것이 바로 우리의 활이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나라를 위해 싸울 때 기본 조건이 '활과 화살을 다룰 수 있는 자'로 모집을 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누구나 활을 쏠 수 있어야 했고, 그것도 오랫동안 정확하게 쏠 수 있는 기술들이 많이 연구되었던 것 같습니다.
서양과 일본의 활은 대궁(롱보우)이라고 해서 재질이 1가지로 만들어진 단조궁인데, 한 발의 위력은 우리 활보다 강하지만 활이 길고, 시위를 당기기 위해 필요한 장력이 무려 70킬로그램에 달해 전쟁을 수행하는 활로써는 우리의 활보다 실효성이 떨어졌습니다.
사격도 마찬가지 길을 걸었는데, 임진왜란 때 조총이 장전도 오래 걸리고, 사정거리도 50미터로 짧고, 흐린 날씨에는 화약이 터지지 않는 불리한 점이 있었지만, 전쟁을 지배하는데 큰 역할을 했기에 임진왜란 후 조선도 즉시 조총부대를 양성했습니다. 사격은 원거리 방어기술로 우리의 활쏘기와 동일한 연장선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베트남 전에서 미군 병사가 사용하는 일반 장총으로 스나이퍼나 맞출만한 과녁을 우리나라 군인이 맞혔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도 있고, 한미 군사작전이나 림팩 해전훈련 등에서 우리나라 군대의 미사일 발사능력이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공인된 능력입니다.
심지어, LA폭동 사태에 한인타운을 공격한 폭도들이 '루프탑 코리언'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예비군들에 의해 근처에 얼씬도 못했던 사건도 유명합니다. 옥상을 우리나라 산성처럼 진지를 쌓고, 시야가 확보된 상태에서 근접한 폭도를 사격했는데, 실제로 사정거리 안에 접근하면 머리가 터졌다고 하니 사격본능은 우리 피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2. 대포와 미사일 등 화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과거부터 외침을 많이 겪으면서 활과 사격으로 어찌어찌 적들을 잘 물리쳐왔는데,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중국의 압도적인 인구에 놀라고, 소련의 현대식 무기에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것은 그 무기 지원을 받은 북한군도 놀랐고, 그 공격을 받았던 우리도 놀랐습니다.
지금의 국방부가 포방부라고 불리면서 화력 덕후가 된 이유는, 적은 인구가 많은 인구의 적을 상대할 때는 정확하게 맞추고 그 효과는 최대로 극대화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단순한 공식 때문입니다. 적은 인력으로 많은 적군을 상대할 때는 한 발에 많은 적을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한 것은 딱 한 번이었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은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큰 인상을 주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에서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이유는 원자폭탄의 윤리성을 떠나서 그 화력 때문일 것입니다.
때문에, 북한은 적은 인구, 보잘것없는 경제력에도 모든 힘을 미사일과 핵에 집중했던 것이고, 그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가공할만한 화력을 갖추기 위해 집중했던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핵 개발을 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핵 개발을 주장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개발을 시도했을 정도니까요.
역사적으로 우리가 잦은 외침을 경험하면서 살아왔고, 근대에 이르러 전쟁과 같은 아픈 경험을 해서 그런지, 적은 인구로 대군을 상대하기 위해 정확한 사격과 한발 한 발의 무시 무시한 화력을 갖춰야 한다는 논리는 진리에 가깝다고 봅니다. 늘 전쟁 불안증에 시달리는 우리나라가 꾸준히 연구하며 준비한 덕분에 요즘에는 서방에 무기수출이라는 호재도 생겼으니 말입니다.
최근에 오펜하이머 영화를 보면서 핵에 대한 개발과정을 보았는데, 궁극적으로 우리도 핵을 보유해야 주변국의 위험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주변 이웃이 중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것은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우리가 화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모든 원인은 중국에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는 이유
지금까지 활을 잘 쏘고, 총을 잘 쏘고, 미사일을 과녁에 잘 맞추고, 대포를 잘 만드는 이유가 잦은 외침에 대한 방어를 위한 생존수단이었기 때문이란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살고 있는 이유는 바로 중국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한반도를 침략한 나라가 중국이니까요.
역사적으로 중국은 다민족 국가이면서 언제나 분열과 팽창을 거듭했습니다. 국가 통일이 되면 팽창을 시작하고, 분열이 되면 팽창을 멈췄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수나라나 당나라, 요나라, 원나라 등 대륙을 통일한 국가들은 여지없이 한반도를 침략했습니다.
하지만, 수나라, 당나라는 한번 잘못 침략했다가 본인들 국가가 휘청거릴 정도로 당했고, 요나라나 원나라도 한반도를 침략해 나름 전쟁에서 승리는 했지만, 오랜 기간의 항전을 경험하면서 중국 대륙과 한반도는 어느 순간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했다고 합니다.
즉, 대륙의 통일 중국을 군신의 예로 대우를 해 주면, 한반도의 세부사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적정선에서 독립생활을 유지하는 타협안이 성립한 것입니다. 중국도 침력을 거듭해 보니 본인들 피해가 막심해 지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지금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있지만, 북한도 사실 중국을 멀리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결국 한반도에서 살아온 우리 민족이므로 역사적으로 중국의 침략과 한반도에 대한 흡수야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폼페이오의 회고록에서 김정은과의 대화를 남겼는데, 주한미군의 철수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기를, 중국은 거짓말쟁이라서 중국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김정은은 중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바라고 있는 진짜 이유는 바로 북한을 신장이나 위구르처럼 다루고 싶기 때문이라는 뼈 때리는 답변을 했다고 하는데, 이처럼 북한도 중국과 같은 공산국가라고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어져온 중국의 야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같은 의미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단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나눈 대화에도 나타나 있는데, 한반도가 어찌어찌해서 통일이 되어도 주한미군은 남아있어서 정치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일본은 백 년의 적이고, 중국은 천년의 적'이라는 말이 참 잘 들어맞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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