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
최근에 폭풍처럼 단숨에 읽어버린 책이 있습니다. '2021 한국경제 대전망'이란 책입니다. 26명의 교수진들이 옴니버스처럼 주제별로 엮은 책인데, 흥미있는 주제들로 되어 있어서 금새 읽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미래의 근무형태에 대해 이야기한 글에 대해 공유를 하려고 합니다. 코로나 전에도 가끔 긱워크와 프리랜서에 대한 직무의 확대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직업은 사라지고 직무만 남아서 프로젝트형 직무급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책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직무의 형태 변화가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가 미친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직장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 근무 형태의 변화(52.5%)였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 근무형태가 변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61.3%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직장인의 22.2%가 유연, 단축 근무제 시행을, 19%가 전원 재택근무 시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재택근무, 유연근무, 스마트 워크, 리모트 워크와 같은 근무형태의 차이는 무엇이며 이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 보려고 합니다.
1. 근무형태의 차이
재택근무는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근무형태입니다. 재택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이든 통신수단으로 회사와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등장한 개념이 리모트 워크입니다.
리모드 워크는 2011~2012년에 사무실 임대료와 주거비가 턱없이 비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업이 다양한 지역의 인재와 협업하기 위해 도입한 것에서 유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업무도구가 PC를 포함해 모바일까지로 확장되면서 근로자는 언제 어디서든 업무 처리가 가능한 환경에 놓였으며, 시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이 갖춰져 있습니다.
리모트 워크 특성상 언제 어디서든지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대로 자신의 삶과 일이 분리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직장인 74%는 퇴근 후에도 업무 지시와 자료 요청에 시달리고 있으며, 스마트 기기 이용으로 발생하는 초과 근무시간은 주 11.3시간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에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로그오프법'이 제정되어 퇴근 후 회사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톡을 활용하여 근무외 시간에 업무지시를 하는 것이 큰 사회적인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아직 별도의 법으로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도 새벽에도 끊이지 않는 회사 카톡으로 밤잠을 설친적도 많았는데, 그 스트레스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언젠가 한번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점차 사라지긴 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회사와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좋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리모트 워크로 근무시간 구분이 애매모호하게 된 상황에서 유연근무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좀 더 확실하게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9 to 6에 묶여 있는 기업의 근로시간 제약을 개인의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유연근무제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네덜란드로 근로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근로시간 단축 또는 연장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는데, 이때 근로시간 조정으로 조직 내 지위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즉, 근로시간 감소로 임금이 감소하더라도 조직 내 지위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유연근무제 도입이 어려웠던 이유는 '낙인효과' 때문인데,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경우 임금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승인이나 진급에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어 실제 진급이 어려워지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사례가 육아로 인한 단축근로제나 육아휴직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육아휴직을 쓰곤 하는데 아직도 이런 근로제도를 사용하면 회사에서 진급은 포기한 것으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네덜란드와 같이 임금이 조정되더라도 조직내 직급상 불이익을 조지 않는 다면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유연근무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부서장이 집안 사정으로 단축근무를 장기간 사용해도 그 직급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필요에 따라 단축근무를 신청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트 워크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즉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무형태를 총칭합니다. 스마트 워크는 재택근무, 원격 근무, 모바일 근무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장 유연한 형태의 근무를 말하며 이상적인만큼 난이도도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스마트 워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근로형태인지 사례를 들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IT기술만 놓고 보았을 때 이러한 근무형태를 실행하기에 충분하지만, 사회적인 인식과 제도적인 부분이 부족해 완성형 모델이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2. 일하는 방식의 변화
이제는 기업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결국 기업이라는 조직형태는 해체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19세기는 민족국가의 시대였고, 20세기는 거대기업의 시대였고, 21세기는 1인 기업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현대시대의 IT기술이 각종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1인 기업가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주었습니다. 공유 플랫폼은 과거 기업만이 구축할 수 있었던 IT솔루션이나 하이퀄러티 마케팅 기법을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통적 노동시장에서 탈락한 이들이 이른바 '긱 이코노미'라는 이름으로 플랫폼 노동시장에서 임시 고용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러한 긱 이코노미는 저임금 노동시장을 넘어 노동시장 전체로 확대될 조짐이 있습니다.
근로자들은 이제 자신의 오래된 지식을 판매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향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삶이고, 디지털 노마드가 되지 못하는 노동자는 자신의 높은 생산성과 임금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공유 플랫폼의 발달로 정보탐색 비용이 하락해 숙련 노동자들은 장기노동계약이 아닌 단기 형태로,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으로 노동형태를 전환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1인기업들은 특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모여 일을 하고 다시 흩어지는 프로젝트형 기업으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 이후 노동시장은 플랫폼을 매개로 한 과업 중심 직무급제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은 학습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이것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구축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회사라는 물리적 공간에 꽁꽁 묶여 있는 근로자를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직업을 이동 할 준비를 할 휴식시간과 학습시간을 부여해 줍니다.
사람이 움직이면 기업이 변하고 기업이 변하면 산업이 변화합니다. 코로나로 인과관계가 뒤바꿨지만, 언택트 사회는 이미 시작되었고, 변화는 진행 중입니다.
개개인에게 충분한 학습 여건이 보장된다면 근로자는 현재 회사에 묶여있기 보다 더 나은 일자리와 근무형태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미 우리는 그 풍랑위에 던져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하고 싶은 이야기
여기까지가 이 책에서 '재택근무에서 스마트워크까지'라는 주제로 쓴 글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미 새로운 근로형태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1인기업, 프리랜서, 디지털노마드와 같은 단어로 표현되는 과업중심의 프로젝트성 업무구조가 된다는 것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제 나이는 이미 40대 후반이라서 다행스럽게도, 전통적인 노동구조에서 근로형태를 유지하다가 퇴직할 듯 합니다. 하지만, 50대 후반까지 근무를 하다가 퇴직을 하더라도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현재의 변화된 근로형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이러한 근무형태의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퇴직 후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혀 퇴직 이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차라리 저는 지금과 같은 근로형태의 변화가 좋습니다.
퇴직 후에도 여전히 이력서를 출력해서 여기저기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을 통해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 또다시 9 to 6의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 전통적인 업무는 지금까지 해 온 것으로 충분합니다. 퇴직까지 남은 시간은 길게 잡아도 10년 정도입니다만, 그 시간동안 노력하면 충분히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은 됩니다.
사회변화가 번개처럼 흘러가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만큼 지금의 변화에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재택근무라는 것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을 못했으니까요. 다들 야근에 주말근무하기 바빴던 때가 있었죠.
이제는 주 4일 근무제도 검토 중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에서도 나온 내용이지만,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학습시간을 주게 되었을 때 근로형태의 변화는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제 인생이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다니는 회사를 퇴직한 이후도 생계를 위해서 계속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근로문화의 변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 아버지 시대는 근무시간이 길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퇴직할 때까지 근무형태가 변한적이 없는데, 모르긴 해도 저는 매우 많은 근로문화를 경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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