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
큰 가시고기란 이름의 물고기가 있습니다. 이 물고기는 크기가 작은 탓에 포식자들에게 잡아 먹히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큰 가시고기는 생존을 위해 단독으로 행동하지 않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큰가시고기들이 보여주는 리더십의 특징을 살펴보고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큰가시고기 무리에 대한 리더십 실험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시고기 이야기와는 다른 내용입니다.
저도 그랬지만 가시고기라고 되어 있어서 예전에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죽는 아버지의 부성애를 그린 소설 가시고기가 떠올랐습니다.
리더십에 대한 실험이기 때문에 소설과 관련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 실험은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란 책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1. 첫번째 리더십 : 호혜평등
큰 가시고기들은 무리를 지어 다니다가 정면에 이상한 물체가 나타나면 그것이 포식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무리 중 한 마리가 앞으로 나섭니다. 이러한 행동은 무리 전체의 안전을 위해 잡아먹힐 위험을 감수하거나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이타적인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 행동이 정말 이타적인 행동인지 궁금해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포식자를 앞에 놓고 큰가시고기들 옆에 큰 거울을 비스듬히 기울여 비추자 큰 가시고기들은 앞으로 나가기를 꺼렸습니다.
여러번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그 이유는 확인해 보니, 비스듬히 비추고 있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 한 발짝 뒤에 따라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큰 가시고기는 자기가 한번 앞으로 나가면 다음에는 동료가 앞서 나가길 기대합니다. 한데, 자신만 앞장을 서고 있으니 불안을 느껴 앞으로 나가기를 주저했던 것입니다.
결국 내가 한번 용기를 보여주면, 다음은 네가 용기를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큰가시고기 무리에는 이러한 '상호 호혜주의'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큰가시고기와 같은 리더십이 어떠신가요? 저는 회사 조직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같은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회사에서는 늘 '변화와 혁신'을 부르짖습니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이 최대의 위기 상황이니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매일 노래를 부릅니다.
그런데, 정작 상위조직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밑에서 해 보라고 지시를 내릴 뿐이죠. 호혜평등의 리더십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하위 조직의 공감대 형성을 얻기 용이한 방법 같습니다.
예를 들면, 밑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어떤 변화를 보였다면, 상부조직에서도 그에 맞는 어떤 변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위와 아래에서 서로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변화된 모습과 작은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하면 조직 전체로 변화의 물꼬가 터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회사가 정말 위기라면, 부장과 사원은 같은 가시고기일 뿐입니다. 호혜평등의 원칙으로 서로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부장이라고 해서 사원에게만 변화된 모습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2. 두번째 리더십 : 행동대장의 숫자
과학자들은 큰 가시고기에 대해 실험을 하면서 또 하나의 특징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설득 행동을 위해서 필요한 인원수였습니다.
실험은 다음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모형 큰가시고기 2마리를 수조에 넣고 앞으로 전진하면 4~8마리의 가시고기들이 따라옵니다. 그런데, 포식자 물고기를 넣어 긴장도를 높이면 따라오는 물고기 숫자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그런데, 앞장소난 모형물고기 숫자를 더 늘려서 넣고, 전진을 시키면 모든 큰 가시고기들이 따라서 앞으로 움직였습니다. 포식자가 존재해 죽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함께 앞으로 나아갔던 것입니다.
이 실험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을까요?
회사에서 매년 초, 매월 초에 변화를 이루자, 위기를 극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여도 그에 반응하는 사람이 별로 없거나, 거의 무시하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행동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큰 가시고기의 실험에서처럼 행동대장 역할을 하는 모형 물고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늘 의미없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해보자고 소리만 치면 아무도 반응을 안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멤버를 정해서 앞장서서 실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회사가 위기라면 더더욱 행동대장이 필요하고, 이 행동대장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조직의 동조를 받기 쉬워지는 것입니다.
말만 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저도 회사생활을 오래 했지만, 말만 하고 무언가 이루어질 것처럼 자신하는 것입니다.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3. 하고 싶은 이야기
큰 가시고기는 마치 저와 비슷합니다. 크기도 작고, 포식자에서 잡아먹히기 딱 좋은 사이즈인 물고기인 것이죠. 그저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죽어라 조직에 달라붙어살고 있는 제 모습과 닮았습니다.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리더십이 큰 가시고기의 무리와 같다면 저와 같은 작은 물고기도 용기를 내서 앞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명령을 내린 사람이 솔선하여 실행하고, 더 많은 간부들이 앞장서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하위 조직은 좀 더 쉽게 동조가 가능할 것입니다.
비단 이것은 회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닐 것입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와이프와 딸 하나 있는 3인 가족을 운영하는 저도 똑같습니다.
현관에서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지 못하면, 저도 딸에게 신발정리를 하고 들어오라는 명령을 못합니다. 제가 밤늦게까지 유튜브를 보면서 딸에게 유튜브를 보지 말고 숙제를 하라고 지시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호혜평등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말입니다. 한마디로 이번에 내가 했으니 다음은 네가 하라는 것이죠. 생각해 보면 저희 부부 사이에 집안일을 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먼저 퇴근한 제가 밥을 안치고, 어질러진 거실을 정리하면, 조금 늦게 도착하는 와이프는 저녁 요리를 합니다. 밥을 먹으면 설거지는 제가 하고, 와이프는 다음날 딸이 먹을 반찬을 만듭니다. 빨래가 있으면 세탁기는 제가 돌립니다.
암묵적인 룰이지만, 집안일이 이런 식으로 돌아갑니다. 생각해 보니 큰 가시고기와 같은 생활이었네요.
정리하며,
큰 가시고기의 이야기를 보면서 제가 회사에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집에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실험이었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 수 없는 이유
재택근무와 유연근로제 그리고 스마트워크
기본소득제 정말 도입 될 것인가?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독후감
유튜버 신사임당 주언규의 킵고잉 요약
디지털노마드 파이프라인 우화에 대하여
친절한 효자손 구글애드센스 고수익자 되기
국민연금 같은 부수입 구글애드센스 돈벌기
롯본기 김교수의 굿바이 일본에 대하여
초보자도 할 수 있는 글쓰기로 부업하라
프리랜서 독립일기 회사체질이 아니라서요
대학생 독후감 모음 vol1 : 고전 철학
리디셀렉트 100% 활용하기
'글쓰기와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 : DNA 생체시계가 느려지기 때문 (0) | 2021.03.14 |
---|---|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할 수 없는 이유 (0) | 2021.03.13 |
재택근무와 유연근로제 그리고, 스마트워크 (0) | 2021.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