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길게 투자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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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길게 투자하는 법

월리만세 2021. 3. 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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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 

 

저는 가끔 포커와 같은 트럼프 게임을 합니다. 제가 좋아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명절에 가족들과 하거나 회사에서 친목도모 차원에서 참석해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게임은 워낙 소질이 없기 때문에 제 목표는 그저 어느 정도 사람들이 인정하는 수준까지 돈을 잃어주고 자연스럽게 게임에서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빌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란 책에 좋은 팁이 나와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전체 자본금이 얼마가 있을 때 얼마씩 도박에 걸어야 최대한 오래 게임을 즐길 수 있는지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목적은 다르지만 저에게 필요한 내용 같아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어느정도 돈을 잃고 게임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면, 굳이 또 돈을 빌려줄 테니 계속 함께 하자고 하거나, 이후 잃은 돈은 50% 리펀드를 해 주겠다고 계속 게임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어서 전 게임에서 최대한 오래 버티는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공식인데, 저와 같은 포커에서 얼마씩 걸어야 할 지할지 몰라 고민하는 분이나, 주식투자에 얼마씩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한번 보시면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1. 가늘고 길게 가는 공식 : 켈리의 공식

 

이 공식을 켈리의 공식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도박 게임을 가능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라스베가스에서 1회 베팅 금액을 얼마로 정해야 최대한 오래 도박을 즐길 수 있나에 대한 해답입니다.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물리학자 존 켈리가 고안해 낸 공식이라고 합니다. 이 공식은 가지고 있는 돈에서 매번 몇 %씩 걸어야 할지 계산해 줍니다. 

 

게임당 베팅액(%) = {(게임에서 이길 확률)*(배당률+1)-1}/배당률

 

여기서 배당률은 a:1의 형식으로 표현합니다. 결국 1원을 걸었을 때 이길 수 있는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룰렛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50%라고 한다면 배당률은 1:1이 되는 것입니다. 

 

이 공식에 의하면, 

 

게임에서 이길확률이 50% 일 때 매번 걸어야 할 베팅금액은 가지고 있는 돈의 0%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결국, 이길 확률이 50% 도박은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만약, 도박을 하면서 느끼는 짜릿함이나 기대심리는 이길 확률에 추가해서 이길 확률을 53%라고 가정했을 때 베팅 가능한 금액은 가지고 있는 돈의 6%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베팅비율 = {(0.53)*(1+1)-1}/1=6%

 

이 말은 100,000의 시드머니를 가지고 게임에 참여할 때 한 번에 6,000원씩 베팅하라는 의미입니다. 게임에서 이기든 지든 매번 6,000원씩 투자를 하면 가장 오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결과는 대부분 모든 돈을 잃게 되겠지만, 게임 중간에 돈이 떨어져서 난감한 일은 안 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공식은 룰렛 같은 게임에는 활용하기 좋은데, 포커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포커는 매번 새 카드를 받을 때 마다 베팅 기회가 주어지고, 상대방만큼 베팅을 하지 않으면 다음 카드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려운 공식은 아니니까 스마트폰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계산해 보면 재미있을 듯합니다.

 

 

2. 응용방법

 

이 공식은 도박에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식투자를 하든 부동산 투자를 하든 정확한 성공 확률을 알 수는 없지만, 투자의 가이드를 잡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주식투자의 성공확률을 본인 판단하에 60%로 가정하고, 1원을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순이익을 100%라고 가정하면(1:1), 켈리의 공식에 의한 투자비율을 아래와 같습니다. 

 

최초 투자금 = {(0.6)*(1+1)-1}/1=20%

 

이 결과의 의미는 처음에 투자를 몽땅하지 말고, 먼저 20%만 투자를 하라는 뜻입니다. 일단 테스트 차원에서 20%를 투자하고 결과가 좋으면 추가로 투자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책에서는 이 공식을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도 애용하는 의사결정 방식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공식을 응용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공확률을 추정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어떤 주식에 투자를 하든 성공확률이 몇 % 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꾸준히 누적된 본인 경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렌버핏 같은 분은 주식투자를 할 때 이 공식을 사용하겠지만, 저는 이 공식을 소개팅에서 사용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만남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몽땅 쓰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커피숖에서 주고받은 이야기와 분위기를 근거로 재빨리 성공확률을 예측한 다음 투자할 금액을 계산해서, 그다음 코스(식사, 술 등)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연애를 하러 나갔는데 설마 이렇게 계산하는 사람은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하지만, 응용방법을 생각하다 보니 이런 분야는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각자 켈리의 공식을 응용할 분야를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3. 하고 싶은 이야기

 

저는 가늘고 길게 투자한다는 개념이 마음에 듭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어떤 삶의 태도를 결정할 때 가늘고 길게 갈지, 짧고 굵게 갈지 따져 봅니다. 

 

요즘 추세는 대부분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제가 회사원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빨리 승진하는 것 보다 짤리지 않을 정도로 일하고 오래 근무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승진을 해서 직급이 올라가도 예전만큼 축하 술자리를 하는 분위기도 줄었습니다. 오히려 승진한 선배가 표정이 그렇게 밝지 않은 경우도 보았으니까요. 

 

회사생활도 가늘고 길게가 좋다고 여겨지는데, 결혼생활은 어떨까요? 찐하고 절정의 행복감에 싸여 짧고 굵게 결혼생활을 하고 파경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결혼생활도 가늘고 길게가 정답인 듯합니다. 대부분 3년이면 상대방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그 이후부터 쭉 결혼생활을 이어가려면, 가늘더라도 길게 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제 인생에 '굵고 길게' 가는 것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짧고 굵게 끝나거나, 가늘고 길게 가는 것들 뿐입니다.  

 

학창 시절에 준비했던 대학교 입시는 짧고 굵게 끝난 편이고, 연애도 4개월 만에 결혼했으니 짧고 굵게 끝났네요. '굵고 길게' 가는 것이 정말 없었을까 생각해 보니, 저에게 두 가지가 있었네요.

 

첫 번째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부모님께 물질적으로 굵게 드리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굵고 길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어머님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하네요. 

 

두 번째는, 저의 하나밖에 없는 딸에 대한 투자입니다. 못난 저를 믿고 태어난 딸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줄 수는 없지만,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최대한 굵고 길게 주고 싶습니다. 

 

 


 

정리하며, 

 

오늘은 '가늘고 길게'라는 콘셉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켈리라는 물리학자가 공식으로 만들어 줘서 재밌게 살펴보았는데, 저의 인생 곳곳에 이 공식을 대입해 보면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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