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
지난주는 출퇴근을 하면서 지하철에서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빌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라는 책인데, 챕터별로 다양한 이슈를 제기하고 과학적인 논리로 풀어가는 책이었습니다. 한편 한편 독립적인 내용이어서 편하게 관심이 가능 부분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늘은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웃었던 내용이 있어서 함께 공유를 하고자 합니다. 제가 웃은 이유는 지금까지 제가 알고 있었던 것과 정반대의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목은 메기효과라고 써 놓았지만, 다른 사례도 있으니 한번 보시고 오해를 푸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수많은 자기 계발 강사들이 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용 함께 보시죠.
1. 메기효과에 대한 검증
메기 효과는 영국의 아놀드 토인비가 자주 인용했다고 합니다.
내용은 누구나 아는 것인데, 미꾸라지 어항에 메기 한 마리를 넣으면 메기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미꾸라지들이 긴장하고 활동을 많이 해서 메기가 없을 때보다 더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안락한 환경에서 안주하는 것보다 적절한 긴장감을 주면 서로 자극이 되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국내에 이케아가 들어올 때 국내 가구시장이 고사할 것이라고 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자극을 받아 함께 성장한 것을 보고 '메기효과'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 메기효과는 전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고 합니다.
같은 공간에 포식자가 존재하면 동물은 건강해 지기는커녕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포식자가 근처에 있어서 면역력이 약화되어 사망률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저는 거북이를 3마리 키우고 있는데, 거북이의 먹이로 미꾸라지나 메기 치어를 키우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메기 치어와 미꾸라지를 한 어항에 키워 본 적이 있습니다.
메기가 치어라서 미꾸라지를 잡아먹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한동안 큰 문제가 없다가 메기가 성장이 워낙 빠른 생물이라 어느 정도 덩치가 되면서 미꾸라지를 잡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미꾸라지는 메기를 피해 도망다니면서 활발해진 것이 아니라, 여과기 틈새로 숨기 위해 서로 싸우다가 모두 메기에게 공격을 당했습니다.
미꾸라지들이 모두 한곳에 뭉쳐 꼼짝도 안 하는 것을 보았는데, 메기 효과를 보기보다는 미꾸라지들이 매우 겁을 먹은 듯해 보였습니다.
하여튼, 제가 회사 기획문서에서도 자주 보았던 '메기효과'는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었던 표현이었다는 것을 보고 크게 웃었습니다.
포식자가 옆에 있으면 모르긴 해도 엄청난 생존의 위협을 느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 정설 같습니다.
2. 독수리의 환골탈태
이 이야기도 제가 외부 강의를 듣다 보면 너무나 많이 듣는 이야기입니다.
독수리의 창조적 파괴라는 설명을 붙이기도 하는데, 독수리는 일반적으로 30년 정도 살면 사냥이 어려워져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놓이는데, 이때 독수리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두껍고 무뎌진 부리를 스스로 깨뜨리고, 새로운 부리가 나면, 구부러진 발톱도 스스로 뽑아내 몸을 완전히 탈바꿈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환골탈태한 독수리는 그 이후 4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삶을 얻기 위해서는 뼈를 깍는 혁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 인용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독수리는 절대 자기 부리를 깨뜨리는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독수리 수명은 동물원에서 살 때나 40년을 살고, 야생에서는 20~25년 정도 산다고 합니다.
부리를 깨뜨리고, 발톱을 뽑은 등 자해 행위를 하면 먹이를 사냥할 수 없어 그냥 죽는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지금까지 최소한 10회는 수업시간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간혹 외부교육을 가면 꼭 자기계발 수업을 넣어주는데, 강사들이 10명 중 6명은 이 사례를 꼭 가지고 오거든요.
그려려니 하고 들었지만, 진짜 독수리가 30년이 되면 절벽 꼭대기로 올라가 저렇게 무서운 행동을 하는 걸까 궁금해한 적은 있습니다.
독수리의 무기는 뾰족한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인데, 자신이 가진 최고의 무기를 스스로 부셔버리는 것도 그렇고 부리와 발톱이 하루 이틀 만에 자라는 것도 아닌데, 정말 아무것도 먹지 않고 부리와 발톱이 자랄 때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것인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 굶었는데 새로운 부리와 발톱이 나온다 한들 사냥을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다음에 자기계발 강사가 이 이야기를 설명하면 한번 반론을 제기해 볼 생각입니다.
3. 끓는 물속에 넣은 개구리
개구리는 끓는 물에 던져 넣으면 놀라서 바로 뛰쳐나온다고 합니다. 오히려 찬물에 넣고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헤엄을 치다가 어느 순간 배를 뒤집고 삶아져서 죽는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현실에 안주하다가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망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빗대서 설명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이 말도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끓는 물에 개구리르 던지면 바로 근육이 익어 빠져나오고 싶어도 못 움직이고 죽는다고 합니다. 반면, 미지근한 물에 넣고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삶아지기 전에 개구리는 혼자서 기어 나온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것은 오클로호마 대학교에서 실험으로 증명했다고 하는데, 완전히 잘못된 과학적 사실로 주장을 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도 엄청나게 자주 들으면서 회사생활을 했는데, 이제야 잘못된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다니 안타깝습니다.
이 사실 대로라면 물이 서서히 데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자마자 개구리가 탈출에 성공했으니, 위기가 느껴지면 바로 그 순간 방법을 찾아 탈출해야 한다는 진리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이것을 또 대학교에서 교수들이 증명까지 했다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강의를 듣던지 예시로 설명해 주는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것인지 모두 검색해 보아야겠습니다.
4. 하고 싶은 이야기
위에 3가지 사실만 놓고 보아도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잘못된 사실을 진실로 알고 다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맞으려니, 그러려니 생각하고 보았던 것이 모두 잘못된 사실이었습니다.
그 강사들을 탓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분들도 정확하게 확인을 하지 않고 본인 강의를 뒷받침할 좋은 사례만을 찾다가 발견한 것일 테니까요.
이 내용을 책에서 읽다가 생각한 것인데, 최근에 SNS나 인터넷 뉴스에서 자주 이슈가 되는 '가짜 뉴스'도 같은 개념이 아닌가 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임에도 그럴듯한 근거가 붙어 있는 뉴스들입니다.
누가 만들어 냈는지 모르겠지만, 몇 가지 실제 사실을 편집해서 본인이 의도하는 해석이 나올 수 있도록 작성했다면 진실을 검증해 내는 것도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앞으로 어떤 사실을 보든지 일단 한번 의심을 하고, 스스로 검증을 해보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 내용처럼 아주 오래전부터 당연한 사실로 알고 있었던 것도 실제 과학적인 사실로 검증되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인 사실도 있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는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워낙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 살다 보니 이 정보가 거짓일 가능성은 사실 어디서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모두 사실로 믿는 것이 잘못된 태도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우연히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뉴스든 강의든 무엇이든지 스스로 의심하고 검증해 가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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