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
이번 이야기는 저와 와이프가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다가 해결한 옷장 냄새 제거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집은 제가 붙박이 옷장이 있는 건넌방에서 잠을 자고, 안방에서 딸과 아내가 잠을 잡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딸이 엄마 볼 시간이 너무 적어서 외롭다고 밤마다 침대로 파고드는 통에 제가 잠을 따로 자게 되었는데, 묘한 냄새가 나서 알아보니 바로 옷장에서 나는 냄새였습니다.
옷장 냄새로 고민해 본 분들이 계시면 한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1. 지금까지 했던 옷장 관리
와이프가 나름 집안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데, 이상하게 옷장 냄새는 잡지 못했습니다. 제가 노브랜드에서 정기적으로 옷장에 넣을 좀약과 물먹는 하마처럼 생긴 제습제를 사 옵니다.
그러면, 와이프가 정기적으로 옷장 곳곳에 좀약과 제습제를 넣어 둡니다. 저희가 아는 상식선에서 옷장은 이정도면 관리가 되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꿉꿉한 냄새는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은 바로 곰팡이입니다.
옷장에서 옷을 모두 꺼내고, 옷장 속을 세세히 살펴보니 아주 미세하게 하얀 곰팡이 얼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늘 옷장에서 났던 미세한 꾸리꾸리한 냄새가 바로 곰팡이 냄새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약간은 음습하면서도 꿉꿉한 냄새입니다.
모든 옷장에서 옷을 전부 내리고, 곰팡이 방지제와 락스를 물에 섞어 희석시키고, 낡은 행주 하나를 푹 담가서 옷장 벽면을 깨끗하게 닦아 냈습니다.
두 번 닦아내고, 마른걸레로 훔쳐내고 하루 종일 말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습제와 좀약을 넣고 옷을 다시 넣어 두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옷장의 냄새는 곰팡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한번 이렇게 깨끗하게 닦아내고 자주 환기를 시키고 제습제를 넣어 두면 곰팡이가 안 생길 테니 옷장 냄새도 없어지리라 예상했습니다.
2. 여전히 없어지지 않는 옷장냄새
이렇게 청소를 하고 완벽하게 정리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는데, 일주일쯤 지나니 다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일이지만, 곰팡이도 없어졌지만 옷에서 나는 묘한 냄새는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 옷 냄새의 정체는 집안 습기와 세탁소에 갔다 오면 스며있는 세탁 냄새의 혼합이 아닌가 의심이 됩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면 창문을 열고, 옷장을 모두 개방해 최대한 옷의 습기가 마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말 아침에 제가 눈 뜨자마자 하는 일이 미세먼지 확인하고, 창문과 옷장, 찬장, 주방 수납장의 문을 모두 열어두는 것입니다.
습기 문제는 비단 옷장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관리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이 우리 집의 최선이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잠잘 때 냄새에 시달렸지만, 아주 독한 냄새도 아니고, 방에 누워있으면 처음에 잠시 나다가 금세 마비가 되는지 냄새가 나지 않으니 생활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 정도로 옷장 냄새를 줄여 놨으니 만족하자는 식으로 포기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약간 둔한 편이어서 이 정도면 살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와이프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와이프가 어디서 알았는지 에어베리라는 제품을 사왔습니다. 어디서 소문을 들은것인지, 광고를 보고 사 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늘 이 문제를 머릿속에 담아 두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3. 두 가지 종류의 에어베리
와이프가 사 온 에어베리는 두가지 종류였습니다. 하나는 향기가 나는 에어베리이고, 하나는 살균, 제습이 되는 에어베리였습니다.
에어베리는 옷장에 걸어 둘 수 있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고, 내부에 작은 모터가 있어서 옷장 내부의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원은 USB 충전이고 한번 충전하면 3~4개월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디자인이 예뻐서 여자들이 좋아할 듯해 보입니다. 깔끔한 흰색에 물방울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향기 에어베리는 공기를 순환시키면서 좋은 향기를 옷에 스며들게 해 주는 것이고, 살균 에어베리는 공기를 순환시키면서 공기 안의 나쁜 박테리아 같은 것을 잡아주는 역할인 듯합니다.
와이프는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효과가 더 좋을지 몰라서 일단 모두 사용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효과가 좋은 모델로 2개를 더 사서 나머지 옷장에도 배치하자고 했습니다.
그날 에어베리를 충전해서 옷장 2개에 각각 나누어 설치를 했습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 듯합니다.
아마도 제품 기획자가 옷장 냄새로 고생을 해 본 모양입니다. 이런 시장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간파했는지 참 신기합니다.
저는 이 에어베리라는 제품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컨셉은 알겠는데, 옷장 내부에서 공기를 작은 모터로 순환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옷장에는 옷이 촘촘히 가득 차 있는데, 그 사이에 걸어 두면 옷들이 장애물이 되어 제대로 공기가 순환이 잘 안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4. 에어베리 3개월 사용 느낌
결론을 말씀드리면, 향기 에어베리가 효과가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향기 에어베리를 사용하고 나서 방 안의 냄새는 확실하게 없어졌습니다.
살균 에어베리는 크게 옷장 냄새에 차이를 주지는 못했습니다. 함께 넣어 둔 큼직한 제습제와 역할이 같은 것이 아닌가 싶은데, 다만 공기를 순환하니까 제습력이 올라간 것은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옷장을 열었을 때 한순간 좋은 향기가 나는데, 그것만으로 일단 옷장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옷 수십 벌을 촘촘히 걸어두고, 옷장문을 닫아 두면 어쩔 수 없이 공기가 정체되니 약간의 습기만으로도 음습한 냄새가 생깁니다.
에어베리는 그 공기를 움직이도록 모터를 돌리는데, 순환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체되어 있는 공기를 자극해 움직이게만 해 주어도 큰 효과인 것 같았습니다.
특히, 향기가 옷에 베이도록 한 것은 매우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옷에서 나는 냄새는 보통 세탁 후 나는 소독 냄새가 강한데, 좋은 향기가 나서 입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에어베리를 사용할 때 반드시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제습제를 함께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옷장에 습기가 없도록 유지를 해야 하는데, 에어베리가 공기를 움직이도록 해 주어서 제습제 효과가 더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향기 에어베리가 옷장의 냄새를 잡았다기보다는 아주 미세하게 남아있는 옷 냄새를 좋은 향기로 안좋은 냄새를 덮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옷장은 원천적으로 폐쇄 공간이라서 냄새를 완전히 없앨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향기로 대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에어베리를 매우 만족하면서 사용 중인데, 옷장에서 나는 냄새가 신경쓰이거나 싫은 분들은 한번 테스트 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정리하며,
에어베리를 옷장에 걸기 전에 한 번은 옷을 모두 내리고, 옷장 벽면을 락스나 구연산을 물에 희석해 깨끗하게 닦아내면 효과가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마트에서 산 저렴한 제습제도 넉넉하게 함께 넣어주면 정말 좋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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