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
저는 맥주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생맥주를 즐겨 마시는 편입니다.
날씨가 화창하고 청명한 날에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안주 없이 생맥주 한잔 주문해서 마시곤 했는데 그때 기분이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맥주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행복했던 기억이니까요.
제가 생맥주를 병맥주보다 좋아했던 이유는 맛이 좀 더 신선하다고 느껴졌고, 탄산의 느낌이 맥주를 더 시원하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생맥주와 병맥주는 차이가 없는 동일한 맥주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 몰랐던 사실이었거든요.
오늘은 생맥주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보고, 어떤 이유로 병맥주와 같다고 이야기를 하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생맥주와 맥주의 차이점
생맥주는 원래 열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의 양조 그대로의 맥주입니다. 효모와 효소가 살아 있어 건강에도 좋고, 열처리한 병맥주에 비해 맛도 더 신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시중 유통되는 생맥주는 효모가 살아 있고, 살균과정을 거쳐 효모와 일반세균이 없는 병맥주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호프집 등에서 유통되는 생맥주는 이러한 사회 통념과 달리 일반 병맥주와 차이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맥주는 모두 동일한 생산 공정을 거친 후 마지막 포장 단계에서 병에 담으면 병맥주, 페트병에 담으면 페트병 맥주, 캔에 담으면 캔맥주, 통에 담으면 생맥주가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변질에 대한 위험성과 보존성 때문입니다.
생맥주의 정의를 살펴보면, 맥아즙을 발효, 숙성시켜 여과만 하고, 가열,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은 맥주를 말합니다. 농촌 진흥청에서는 '가열, 살균되지 않은 맥주로서 향미는 좋지만, 효모가 살아 있어 보존성이 낮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곡식을 발효시켜 가열과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니 보존성이 낮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생맥주가 원래 이런 것이니까요.
그런데,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생맥주는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가 아니기 때문에 생맥주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이렇게 살균 처리한 일반 맥주를 통에 담아 유통시키는 이유는 바로 보존성과 안정성 때문입니다.
살균되지 않은 생맥주의 유통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고 합니다. 살아 있는 효모가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를 계속 일으키고 자연적으로 오염된 초산균에 의한 초산발효가 일어나 술이 식초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생맥주는 양조장에서 운반되는 과정에서 변질, 오염 등 위생문제가 크다고 합니다. 또한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냉장장치가 필요한데 업주의 비용 부담도 발생하죠.
결론적으로 말하면, 생맥주와 병맥주의 차이는 정확하게 알겠지만, 안전성과 보존성 때문에 시중에서는 진짜 생맥주를 맛볼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었습니다.
2. 그 밖에 맥주에 대한 궁금증 풀기
그렇다면, 우리가 병맥주와 생맥주에 대해 맛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왜 그럴까요? 저도 늘 궁금했습니다.
그것은 마실 때 맥주의 온도, 안주, 제조일자에 따라 변질 등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생맥주는 생맥주통에서 뽑아낼 때 액화탄산가스가 첨가되기 때문에 병맥주에 비해 더 강한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제가 생맥주에서 느꼈던 신선함과 독특한 탄산은 생맥주통에서 뽑을 때 첨가된 액화탄산가스의 맛이지 실제 생맥주의 신선함이 아니었습니다.
전형적인 통맥주는 케그 통에 보관하며, 압력으로 맥주를 따라 마시는 것으로 살균이나 여과공정을 거쳐 효모가 비활성화돼 유통기간이 비교적 긴 맥주를 말합니다.
캐그 맥주는 인공적으로 이산화탄소와 질소가스를 혼합해 맥주통에 주입하고 압력을 가하는 것이고, 캐스크 맥주는 살균이나 여과를 하지 않고 통에서 따라 마시는 맥주를 말합니다.
영국에서는 케그 맥주를 '살균 맥주', 캐스크 맥주를 '비살균 생맥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통 맥주는 12도에서 저장되어야 하며, 통을 개봉하면 3일 내에 모두 소비해야 합니다.
제가 마트에 갔을 때 하이네켄 마크가 붙은 드럼통 같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케그 맥주였던 것 같습니다. 통 앞쪽에 마치 생맥주 따르는 꼭지가 달려 있었고, 한 10명은 충분히 먹을 양이었습니다.
주말에 1박2일 동안 혼자서 한통을 홀짝홀짝 마시면 딱 좋을 양입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맥주 캔이나 병에 적혀있는 '드래프트(draft)'라는 용어는 케그로부터 바로 따라 부은 맥주 같은 느낌을 주도록 사용하는 마케팅 용어일 뿐입니다.
밀러나 기네스가 그런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원래 '드래프트'라는 용어는 살균하지 않은 '생'이라는 의미를 갖는 제품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하고 싶은 이야기
안타깝습니다. 생맥주를 뜻하는 드래프트(draft)라는 용어를 단순히 마케팅 목적으로 사용하다니 아쉽습니다. 실제로 생맥주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직접 맥주를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몇 년전에 친구들이 효모를 넣고 직접 수제 맥주를 만들어 먹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냥 호프집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사 먹으면 되는데 왜 그렇게 귀찮게 만들어 먹냐고 핀잔을 주었는데, 갑자기 그때 먹었던 맥주의 맛이 떠오릅니다.
최근에는 각종 수제맥주 가게가 늘어나 데이트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가격을 조금 비싸지만 수제 맥주집에서는 실제 생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단지 수제라는 이름으로 가격이 좀 비싼 줄 알았는데, 자체적인 양조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니 좀 더 신뢰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맥주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생각하니 엘지에서 나온 홈브루라는 기계가 떠오릅니다.
유튜브에서 보면서 정말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종류별로 효모의 맛을 선택해 기계에 넣기만 하면 일주일 뒤에 맛있는 수제 맥주를 만들어 주는 기계입니다.
초창기에는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해서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최근에 개량형이 출시되면서 가격도 100만 원 초반대로 낮아졌습니다.
물론 더 대중화가 되서 가격이 낮아졌으면 좋겠지만, 무리하면 한 대 장만 할 수는 있을 듯합니다. 물론 와이프의 강한 저항이 예상되지만, 회사를 퇴직할 때 기념으로 한 대 장만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진정한 생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살명서 작은 행복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정리하며,
오늘은 생맥주와 맥주의 차이를 알아보았습니다만, 마지막에 수제 맥주를 만드는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홈브루라는 기계를 사는 것은 좀 부담되지만, 저렴하게 효모를 사다가 직접 손수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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